한글 공부

학부모 한글공부 시리즈9 - 음운을 음절로 모아쓰기

보리마음 2025. 3. 22. 16:38
한글 음절표 일부

 
한글과 영어 문자는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된 음소문자입니다. 하지만 음운을 모아쓰기 하는 방식에 따라 표기상 차잇점이 있습니다. 영어와의 비교하여 한글의 음운과 음절, 단어의 표기 방법에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내용의 이해에 필요한 단어의 개념을 우선 알아보겠습니다.

  • 음운 – 말의 뜻을 구별하는 가장 작은 소리의 단위로서, 음절을 세부적으로 자음과 모음으로 나눈 분절음운과 고저, 강약, 장단처럼 나눌 수 없는 비분절음운이 있음.
  • 음소 – 분절음운(자음, 모음)
  • 음절 – 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작은 말의 단위로서, 가장 작은 소리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음.

 

1. 영어식 표기

1) 음운을 단어 단위로 ‘모아쓰기’

영어 문자는 소리를 표기하는 음소문자로서, 음운을 나열하여 단어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여 적습니다.
 
위의 그림을 영어로 묘사하여 적어 보겠습니다.
 
‘The king and the general crossing a single-log bridge’
 
검은색의 자음과 붉은색의 모음을 나열하여 단어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였습니다. 총 9단어로 구성되어 있음을 시각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군요.
 

2) 영어식 표기의 한계

  •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위의 문구를 구성하고 있는 영어 알파벳의 모양만으로는 같은 음운의 부류(자음, 모음)를 직관적으로 짐작하기 곤란합니다. - 붉은 색이 모음임.
  • 소리를 표기하는 음소문자이지만, 같은 알파벳이라도 영어 단어에 따라 다르게 읽을 수 있어 반드시 발음기호를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ex. and[ænd] - general[dʒénərǝl])
  • 영어는 ‘음소문자’로서 음운을  나열하여 단어 단위로 모아쓰는 방식이므로, 그 단어가 몇 음절로 구성되어 있는지 시각적으로 바로 파악하기 곤란합니다.

 

2. 한글 표기

만약에 위의 그림을 영어식 표기처럼, 한글로 음운을 나열하여 단어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ㄷ   ∨   ㄴㄴ  ∨  ㅆㄴ  ∨  ㅇㄱ  ∨  ㅇㄱ
 
총 5덩어리로 모아쓰기를 할 수 있으며,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처음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문자의 모양만으로 같은 음운의 부류(자음, 모음)를 직관적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붉은 색이 모음임. 그 이유는 뒤에서 언급하겠습니다.
  • 영어와 달리 어떤 상황에서도 자음과 모음의 발음은 동일하므로 발음기호가 필요 없습니다.
  • 음절 단위로 모아 쓰기를 하지 않아서 몇 음절로 읽어야 하는지 시각적으로 바로 파악하기 곤란합니다.

그러나 한글은 위와 같이 표기하지 않습니다. 그럼 한글의 표기방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음운을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

한글은 ‘음소문자’이면서도, 음운을 모아쓰기를 하므로 ‘음절문자’이기도 합니다.
 

①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

앞에서 한글을 영어식 표기로 가정하여 적은 예시 문구의 음운을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ㄷ      ㄴㄴㅗ   ∨  ㅆㄴㄴ     ㅇㄱㅘ   ∨  ㅇㄱ 
 
→ '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는 왕과 장군 '
 
위에서 보듯이, 모두 14음절로 구성되어 있음을 시각적으로 바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고민할 필요가 없이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음운(자음, 모음)을 음절 단위로 '모아 쓰기'를 적용한 결과이며, 음소문자인 동시에 음절문자로 기능하게 하는 한글의 뛰어난 독창적 운용 방법입니다.
그리고 음절들을 단어 단위로 묶어서 5덩어리로 ‘띄어쓰기’를 하여 표기하였습니다. ‘띄어쓰기’는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한글의 규범입니다.
 

②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의 유용성

음절은 소리와 문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단위입니다. 발음을 할 수 있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인 음절로 표기를 한다면 소리와 표기가 1:1로 대응하여 읽기도 쉽고 보기도 좋겠죠. 그래서 15세기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은 음운(자음, 모음)을 결합하여 하나의 음절로 표기하는 독창적인 체계를 구현했습니다. 이는 표기와 발음을 쉽고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혁신입니다.
 

2) 음절 표기 방법론

① 자음과 모음의 뚜렷한 모양 차이

앞에서 언급한 문구의 음운을 자음과 모음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자음 - ㅇㄴㅁㄷㄹㄹㄹㄱㄴㄴㄱㅇㅆㄴㄴㅇㅇㄱㅈㅇㄱㄴ
  • 모음 - ㅚ ㅏ ㅜ  ㅏ ㅣ ㅡ  ㅓ ㅓ ㅗ  ㅣ ㅡ  ㅘ  ㅘ  ㅏ ㅜ

자음과 모음의 모양이 뚜렷하게 차이가 있음을 직관적으로 감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아 쓰기'를 한 음절을 균형있고 아름답게 표기하기 위해 자음과 모음 문자의 모양을 차이나게 의도적으로 만든 문자이기 때문입니다.
 

② 음절의 구성

세종대왕은 자음을 다시 초성과 종성으로 나누고 모음을 중성으로 하여, 초성과 중성과 종성을 합쳐야 음절(소리)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글에서의 음절은 반드시 자음과 모음을 ‘모아쓰기’를 해야 하며, 모음만으로 발음이 가능한 경우의 영어식 표기와 한글의 표기는 인식 상에 뚜렷한 차잇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ex) 영어의 1인칭 주어인 ‘I’라는 단어 표기

  • ‘I’의 영어 표기 - 모음만으로도 발음이 가능하므로 모음 ‘I’ 만으로 표기함.
  • ‘I’ 발음의 한글 표기 – 두 개의 모음으로 구성된 ‘ㅏㅣ’로 표기하고 발음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표기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자음과 결합된 ‘아이’로 표기합니다. 모음(중성) 앞에 표기한 자음(초성) ‘ㅇ’에 대하여 현대 언어학자들은 음가가 없다(zero)고 하지만, 세종대왕은 모음도 발음을 할려면 기본적으로 폐에서 목구멍으로 숨이 나와야 하므로 목구멍 모양을 본떠 자음으로 인식하고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한글은 모음만으로는 음절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반드시 자음을 초성에 사용하여 표기합니다. 단, 종성은 선택사항입니다.
 

③ 초성을 종성에 다시 사용

하나의 음절을 발음하는 순서는 초성(자음) → 중성(모음) → 종성(자음) 으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자음인 초성과 종성을 각각 따로 만들 수도 있겠죠. 그러나 세종대왕은 초성과 종성의 발음이 같은 것임을 파악하고, 달리 종성을 만들지 않고 초성을 다시 사용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대단한 발견입니다. 이것은 훈민정음이 음절문자가 되게 한 핵심 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음절 형태의 유형

음절은 반드시 모음이 있어야 발음이 가능하며, 모음(중성)을 중심으로 앞(초성), 혹은 앞(초성)과 뒤(종성)에 자음이 배치되는 형태로 모아 쓰기를 합니다. 종성은 선택사항입니다.
음절 형태의 유형은 모음의 모양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모음의 모양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 가로로 긴 모음(ㅡ, ㅗ, ㅛ, ㅜ, ㅠ)
  • 세로로 긴 모음(ㅣ,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 가로와 세로로 긴 모음(ㅘ, ㅙ, ㅚ, ㅝ, ㅞ, ㅟ, ㅢ)

위에서 언급한 문구인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는 왕과 장군’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1) 초성(자음) + 중성(모음)

① 가로로 긴 모음을 가진 음절

     무, 고
 

② 세로로 긴 모음 가진 음절

     나, 다, 리, 너, 가
 

③ 가로와 세로로 긴 모음 가진 음절

     외, 과
 

2) 초성(자음) + 중성(모음) + 종성(받침 - 자음)

① 가로로 긴 모음 가진 음절

     를,  는,  군
 

② 세로로 긴 모음 가진 음절

     건, 있, 장
 

③ 가로와 세로로 긴 모음 가진 음절

     왕
 

4. 음절 표기 순서

1) 초성을 먼저 씁니다.

2) 중성을 씁니다.

  • 가로로 긴 모음 - 초성의 아래에 붙여 씁니다.
  • 세로로 긴 모음 - 초성의 오른쪽에 붙여 씁니다.
  • 가로와 세로로 긴 모음 - 먼저 가로로 긴 모음을 초성의 아래에 붙여 쓰고, 나중에 세로로 긴 모음을 오른쪽에 붙여 씁니다.

3) 종성을 씁니다.

종성을 가진 음절만 종성을 표기합니다. 음절의 맨 아래쪽에 붙여 씁니다.
 
이상으로 한글의 음운과 음절, 단어 표기 방식을 영어와 비교하여 그 차잇점과 장점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