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합용병서(合用竝書)의 방법으로 두 개의 서로 다른 자음을 조합하여 자음군을 만들어 겹받침으로 사용하는 복합 자음 11자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합용병서로 만든 복합자음 11자
과거의 한국어는 초성에서도 어두 자음군 발음이 가능하여 초성의 표기에 복합자음을 사용하였으나, 오늘날은 더 이상 발음을 하지 않으므로 어두 자음군 표기가 사라지고, 다만 현대 한국어에서 한글맞춤법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뜻을 파악하기 쉽도록 형태소의 본래 모양을 밝혀 적는 원칙에 따라 받침(종성)에서 자음군(子音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겹받침’이라고 하며 총 11자입니다.
겹받침 - ㄳ, ㄵ, ㄶ, ㄺ, ㄻ, ㄼ, ㄽ, ㄾ, ㄿ, ㅀ, ㅄ ( 11자 )
cf) 쌍받침 – ㄲ, ㅆ
2. 형태로 구분하는 복합자음(겹받침)
- ㄱ 계열 : ㄱ + ㅅ → ㄳ
- ㄴ 계열 : ㄴ + ㅈ → ㄵ, ㄴ + ㅎ → ㄶ
- ㄹ 계열 : ㄹ + ㄱ → ㄺ, ㄹ + ㅁ → ㄻ, ㄹ + ㅂ → ㄼ, ㄹ + ㅅ → ㄽ, ㄹ + ㅌ → ㄾ, ㄹ + ㅍ → ㄿ, ㄹ + ㅎ → ㅄ
- ㅂ 계열 : ㅂ + ㅅ → ㅄ
3. 복합자음(겹받침) 발음 유형
1)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① 앞의 자음을 발음
겹받침을 이루는 두 자음 중 뒤의 자음이 탈락하여 앞의 자음만이 발음되어 자음군이 단순화됩니다. 이는 음절 종성에서 두 개의 자음이 발음되지 못하는 국어의 음절 구조 제약 때문입니다.
- ㄳ → ㄱ 예시) 넋[넉], 넋과[넉꽈]
- ㄵ → ㄴ 예시) 앉다[안따]
- ㄼ, ㄽ, ㄾ → ㄹ 예시) 여덟[여덜], 넓다[널따], 외곬[외골], 핥다[할따]
- ㅄ → ㅂ 예시) 값[갑], 없다[업ː따]
cf) 다만, ‘밟-’은 자음 앞에서 [밥]으로 발음하고, ‘넓-’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넙]으로 발음합니다. 예시) 밟다[밥ː따], 밟지[밥ː찌], 넓-죽하다[넙쭈카다], 넓-둥글다[넙뚱글다]
② 뒤의 자음을 발음
겹받침을 이루는 두 자음 중 앞의 자음이 탈락하여 뒤의 자음만이 발음되어 자음군이 단순화됩니다. 이는 음절 종성에서 두 개의 자음이 발음되지 못하는 국어의 음절 구조 제약 때문입니다.
- ㄺ → ㄱ 예시) 닭[닥], 흙과[흑꽈], 늙지[늑찌], 맑다[막따]
- ㄻ → ㅁ 예시) 삶[삼ː], 젊다[점ː따]
- ㄿ → ㅍ 예시) 읊고[읍꼬], 읊다[읍따]
cf) 다만, 용언의 어간 말음 ‘ㄺ’은 ‘ㄱ’ 앞에서 [ㄹ]로 발음합니다.
예시) 맑게[말께], 묽고[물꼬]
2) 모음 앞에서
①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
겹받침의 뒷 자음만을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합니다.(이 경우, ‘ㅅ’은 된소리로 발음함.)
예시) 넋이[넉씨], 앉아[안자], 닭을[달글], 젊어[절머], 밟아[발바], 곬이[골씨], 핥아[할타], 읊어[을퍼], 없어[업ː써], 값을[갑쓸]
② 모음 ‘ㅏ, ㅓ, ㅗ, ㅜ, ㅟ’ 들로 시작되는 실질 형태소가 연결되는 경우
겹받침의 자음 하나만을 옮겨 발음한다.
예시) 넋 없다[너겁따], 닭 앞에[다가페], 값있는[가빈는]
3) ㄶ, ㅀ의 발음
위에서 언급한 발음 유형에서 다루지 않은 것이 ㄶ, ㅀ의 발음입니다. 받침에 쓰인 ‘ㅎ’은 뒤에 어떠한 음운이 오든 원래 음가대로 발음되지 못하고 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변동의 양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ㄶ, ㅀ’ 뒤에 ‘ㄱ, ㄷ, ㅈ’이 결합되는 경우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 ㅌ, ㅊ]으로 축약시켜 발음합니다.
예시) ㄴ(ㅎ + ㄱ) → ㄴㅋ 많고[만ː코]
ㄴ(ㅎ + ㄷ) → ㄴㅎ 않던[안턴]
ㄹ(ㅎ + ㅈ) → ㄹㅊ 닳지[달치]
cf) ㅎ의 앞 혹은 뒤에 예사소리 ‘ㄱ, ㄷ, ㅂ, ㅈ’이 오면 축약되어 거센소리 ‘ㅋ, ㅌ, ㅍ, ㅊ’이 됩니다.
- ㅎ + ㄱ, ㄷ, ㅂ, ㅈ → [ㅋ, ㅌ, ㅍ, ㅊ]
- ㄱ, ㄷ, ㅂ, ㅈ + ㅎ → [ㅋ, ㅌ, ㅍ, ㅊ]
② ‘ㄶ, ㅀ’ 뒤에 ‘ㅅ’이 결합되는 경우
ㅎ과 ㅅ을 축약시켜 [ㅆ]으로 발음합니다.
예시) ㄴ(ㅎ + ㄱ) → ㄴㅆ 많소[만ː쏘]
ㄹ(ㅎ + ㅅ) → ㄹㅆ 싫소[실쏘]
③ ‘ㄶ, ㅀ’ 뒤에 ‘ㄴ’이나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나 접미사가 결합되는 경우
ㅎ을 탈락시켜 발음하지 않습니다.
예시) 않네[안네], 않는[안는], 않은[아는], 닳아[다라], 싫어도[시러도]
이상으로 합용병서로 만든 한글 복합자음(겹받침) 11자를 형태로 구분해보고, 그것의 음운론적 환경에 따라 어떻게 발음되는지를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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